2010/06/16 11:36

 

“꺄악, 어떻게 그럴수 있어요, 아빠!


사춘기 여학생인 딸의 목소리가 전화기의 스피커를 터뜨릴 기세입니다
.
실은 얼마전 저의 진료실로 2OO이라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 한 명이 치료를 받으러 왔었는데요,
저는 진료 후에야 간호사의 이야기를 듣고 그 환자가 누군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날 오후 딸과 통화 하던 중 무심결에 한 이야기를 듣고 난리가 난 것입니다.
그 아이돌 그룹은 데뷔할 때부터 저의 딸이 무척 좋아 했었고
지금까지 발매된 앨범은 모두 사 모을 정도로 골수 팬인데
, 당연히 병원에 왔었으면
자기한테 연락을 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 인증할 만한 사진을 찍어 놓든지,
아니면 적어도 사인이라도 받아 놓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
아빠가 잘 몰랐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

제 딸아이에게 엄청 혼났습니다. 그 이후 TV에서 그 그룹이 나오면 빼놓지 않고 모니터를 했습니다.
다음에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었지만 이름과 얼굴을 연결시키는 작업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습니다
.


그런데
,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딸에게 아빠의 실추된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 그룹의 다른 멤버가 진료를 받으러 온 것입니다
. 다행히 큰 이상은 아니어서 진료는 대강 끝나고
여러 가지 친선
(?)을 도모하였습니다. 같이 온 매니저의 표정이 시간이 갈수록 굳어지더군요.

이렇게 숙제를 끝낸 며칠 후, 이게 웬일입니까? 그 그룹의 다른 멤버가 또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때서야 저는 그들의 진료기록을 전부 검토한 후 ‘아, 이 친구들이 하는 일이 정말 힘든 일이구나’하고
깨달았습니다
. 그들의 음악에는 비 보이(힙합 음악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그룹)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워낙 힘든 춤을 소화해내다 보니 대부분 허리, 무릎, 손목 등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아닙니다
. 조금만 치료하면 곧 정상으로 회복되겠어요.” 저의 말에 환하게 웃는 그들의 맑은 눈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이기는 약은 바로 그것을 즐기는 것
, 즉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의 일을 즐겨야
일등이 아니라고 슬퍼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즐겨야, 그것이 바로 인생.


최근 연예계의 대세는 짐승남
, 짐승돌이라고 하지요. 나약해져 가는 디지털 세대의 남성들에게
식상한 여성들이 조각같은 몸매
, 강인한 카리스마 등 전통적인 남성상에 호감을 갖는 것인데요,
이런 몸매를 유지하려면 하루 평균 2~4시간의 운동과 닭가슴 살과 채소만 먹는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참 놀고 먹고 싶어할 때인데 얼마나 힘들까요? 인기 뒤에 가려진 인내와 고통의 그늘들,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생 그룹들과의 경쟁들을 보면서 인기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하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


지난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마지막 프리 스케이팅을 끝내고 울음을 터뜨렸었지요
,
그 때까지의 엄청난 스트레스와 긴장을 견디며 탄 금메달을 향한 마지막 스케이팅,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됩니다
.
경기 전 미국의 유명한 피겨 스케이트 선수인 미셸 콴이 긴장한 김연아 선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스케이트를 즐기세요.

스트레스를 이기는 가장 좋은 약은 바로 그것을 즐기는 것입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의 일을 즐기는 것, 우리도 이제는 일등이 아니라고 슬퍼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즐기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바로 그것이 인생이니까요
.


보이기에는 화려하고 많은 인기 속에 생활하는 스타들
, 개그 프로에 나오는 유행어처럼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 역시 과정을 즐기는 것일 겁니다. 여러분은 현재의 일을 즐기고 계십니까?

 

출처 : 훈남의사 임재현의 훈훈한 이야기
이 글은 나누리병원이 격월로 발행하는 행복나누리 5.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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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율아빠
2010/06/12 11:25
요즘들어 부쩍 살이 빠진 장인어른..

와이프가 장인어른이 몸이 이상한것 같다면서,
급히 종합검진을 받도록 신청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살이 빠졌다면 벌써 증상이 많이 진행된거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장인어른이 종합검진 받은 후에.. 소화기내과 가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종합검진을 받고 그냥 나중에 결과 통보 받는게..가장 다행스러운 일인데..

소화기내과 가보라는 소리에....

그리고 이어진 '조직검사는 해봐야겠지만.. 많이 진행된것 같다..
간쪽에도 전이가 된것 같다'라는 말...

밤근무를 하고도 잠을 자지 않고.. 하루종일 장인어른 검진에 함께한..
와이프는 이 말을 듣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먼저 일이 있다고 장인어른을 붙잡지도 못하고.. 집에 왔다는 와이프

집에 있는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더니.. 검사결과는 어때라는 질문에..말합니다.

'위암인거 같다고......'

평소 퇴근시간이 늦지만.. 이날은 일찍 갔습니다. 와이프가 걱정되서요.

집에 가니 와이프는 '위암 잘고치는 병원'을 인터넷으로 찾고 있었습니다.

전 병원 홍보 3년.. 그리고 와이프는 간호사 7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저희로선 할 수 있는게 없더군요.. 고작 다른 병원을 찾는 것 밖에....

제가 다니는 병원은 전문병원이라.. 위암수술과는 거리가 멀고...
와이프 병원은 대학병원이지만..병원 의료능력을 잘 알고 있으니..
좀더 나은 병원을 찾고자...

한숨이 나옵니다.. 할 수 없는게 이것 밖에 없다는게..

장인어른은 결과를 듣고 담담했다고 하는데..
와이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슬픕니다.. 아직 조직검사가 나온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아직 수술 여부를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지만..

참... 병원 근무를 이렇게 하면서도..
장인어른.. 종합검진 제대로 시켜드리지 못한게...하염없이 후회됩니다...

참... 후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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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율아빠